Agentic World Bootcamp 1기 참여자 15명의 단톡방에서 흥미로운 대화가 오가고 있다.
조직 AX는 조직 내의 암묵지를 형식지로 만들고, 사람과 AI Agent가 함께 일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하는데, 암묵지를 형식지로 전환하는 데는 여러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구성원들은 자신의 암묵지를 쉽게 내어주려 하지 않는다. 자신의 업무 노하우가 AI에 학습되어 결국 자신의 일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조직 AX 프로젝트가 어려움에 직면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대화를 보면서 오래전 회사의 변화관리 프로젝트를 하면서 접했던 노나카 이쿠지로의 지식창조 이론이 떠올랐다.
노나카의 핵심 이론인 SECI 모델은 암묵지와 형식지가 공동화(Socialization), 표출화(Externalization), 연결화(Combination), 내면화(Internalization)의 과정을 거치며 나선형으로 순환하고, 개인과 조직의 지식이 함께 발전한다는 이론이다. 또 다른 핵심 개념인 Ba(場)는 지식이 창조되고 공유되는 관계적 맥락과 공유 공간을 의미한다.

AI 시대가 열리기 전에 만들어진 경영혁신 이론이지만, 지금의 조직 AX에 적용해보면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개인과 조직의 암묵지와 형식지가 이미 활발하게 순환하며 지식창조 루틴이 작동하는 조직은 AX를 통해 더욱 성장할 준비가 된 조직이라고 볼 수 있다. 구성원들이 자신의 지식을 공유하고, 서로의 경험을 학습하며,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문화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러한 지식창조 루틴이 작동하지 않는 조직에서 기술 도입만으로 AX를 추진한다면 상당한 저항과 갈등에 직면할 수 있다. 심지어 기존의 신뢰 관계를 훼손하고 조직의 학습 능력을 약화시킬 위험도 있다.
문제는 조직 AX에 성공한 기업들이 더 높은 생산성과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지식창조 루틴을 만들어내지 못한 기업들은 앞으로 경쟁에서 뒤처질 위험이 커질 것이다. 조직 AX가 기술 도입을 넘어 변화관리와 함께 가야 하는 이유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암묵지를 얼마나 많이 추출해 AI에 학습시킬 것인가가 아니라, 자신의 지식을 공유할수록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한다고 믿을 수 있는 환경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점이다. 노나카의 Ba 개념이 다시 중요해지는 이유다.

노나카 외에도 피터 센게의 <학습하는 조직(The Fifth Discipline)>에서 참고할 것이 많다.
센게가 강조한 시스템 사고(Systems Thinking), 정신모형(Mental Model), 공유 비전(Shared Vision), 팀 학습(Team Learning) 등은 조직 AX 시대에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특히 조직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업무와 관점을 이해하고 공통의 인식을 만들어가는 과정은, 조직 AX에서 필요한 온톨로지(Ontology)를 구축하고 사람과 Agent가 공유하는 업무 세계(Shared World)를 만들어가는 과정과 연결해서 생각해볼 수 있다.
결국 과거의 중요한 조직혁신 이론들은 AX 시대에 덜 중요해지거나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한 가지 새로운 질문도 생긴다.
기존의 SECI 모델에서는 지식을 창조하고 학습하는 주체가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AI Agent도 지식을 생성하고, 다른 Agent와 정보를 공유하며, 새로운 업무 방식을 제안한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지식 순환을 넘어, 사람과 Agent, Agent와 Agent 사이의 지식 순환까지 포괄하는 새로운 지식창조 모델이 필요하지 않을까?
조직 AX의 핵심은 단순히 사람의 업무를 AI로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Agent가 함께 학습하고 지식을 창조하며 지속적으로 진화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AI 시대에도 조직 경쟁력의 질문도 과거와 똑같이 '좋은 조직'이 될 수 있는가가 질문이다. 즉, 개인과 조직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는가이다. 따라서 얼마나 뛰어난 AI를 도입했느냐보다, 사람과 AI가 '함께' 얼마나 빠르게 배우고 변화할 수 있는 조직이 될 수 있는가가 중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