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답을 주기보다 스스로 길을 발견하도록 돕는다
예비창업자나 극초기 기업의 멘토링은 진로 탐색과 비슷하다. 창업가는 아직 자신이 어떤 길로 가야 할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멘토는 답을 주는 대신, 대화를 통해 창업가가 자신의 길을 스스로 발견하도록 도와야 한다.
2. 사업보다 먼저 창업가를 이해한다
창업 초기에는 창업가가 회사의 거의 전부다. 창업 이전에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어떤 일을 해왔는지, 무엇을 계기로 창업했는지를 충분히 나눌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창업가는 자신의 창업 동기를 좀 더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다. 이것이 창업가가 온갖 어려움을 감당하며 나아갈 수 있는 자산이 된다. 이 시간은 멘토와 창업가가 라포를 형성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3. 매몰된 박스 밖으로 나올 틈을 만든다
초기 창업가는 거의 모든 것을 혼자 결정해야 한다. 사업에 깊이 몰입하는 것은 강점이지만, 그만큼 자신의 관점에 매몰되어 다른 질문과 시야를 만날 시간이 부족하다.
멘토는 회사와 사업에 관해 질문하면서 창업가가 잠시 그 박스 밖으로 나와 생각할 수 있는 틈을 만든다. 그 틈에서 시장의 새로운 기회와 자신만의 전략에 대한 창의적인 발견이 나온다.
4. 우선순위를 다시 보게 한다
창업가는 자신이 해왔던 일과 잘하는 일의 우선순위를 높게 두고, 창업가로서 반드시 해야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일은 뒤로 미루기 쉽다.
멘토는 기업의 관점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시급한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우선순위를 대신 정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가가 스스로 우선순위를 재정렬하도록 돕는 것이다.
5. 지금은 미약한 회사의 위대한 미래를 상상하게 한다
지금은 미약하지만 먼 미래의 위대한 기업을 상상하도록 한다. 이때 한 번에 거대한 그림을 그리기보다 3단계의 성장을 함께 그려보는 것이 좋다.
1단계 목표에 도달한 회사는 시장에서 지금과 다른 존재가 된다. 2단계는 그 '다른 존재'가 된 회사의 관점에서 다음 목표를 세우는 것이고, 3단계도 같은 방식으로 상상한다.
물론 미래로 갈수록 실제 시나리오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단계마다 회사가 다른 존재로 전환된다고 생각하면 훨씬 과감한 상상이 가능해진다. 작은 시장을 독점하는 것으로 시작하더라도, 그곳에 도달하면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다음 가능성이 열린다.
6. 전략을 눈에 보이게 구조화한다
그다음 실행 전략을 검토한다. 창업가가 가진 시장·제품·고객에 관한 정보와 가설을 듣고, 질문을 통해 이를 구조화하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는 화이트보드에 다이어그램을 함께 그리며 생각을 시각화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머릿속의 생각이 눈앞에 놓이는 순간, 창업가 자신이 먼저 논리의 빈틈과 아직 검증되지 않은 가정을 알아차렸다.
7. 반드시 현장에서 고객을 만나게 한다
그리고 고객을 실제로 만나 가설을 검증한다. 일주일이나 이주일 간격으로 네 차례 만나는 멘토링 프로그램의 장점은 대화와 대화 사이에 현장 검증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창업가는 고객을 만나 가설을 검증하고, 다음 만남에서 그 결과를 멘토와 논의한다. 예상이 맞았는지, 틀렸다면 무엇을 새롭게 발견했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다. 현장을 다녀온 뒤의 대화는 확실히 밀도가 달랐다.
멘토와 창업가는 서로를 보완한다. 두 사람의 대화는 책상 앞에서 이루어지지만, 창업가가 현장을 다녀온 뒤에야 그 책상머리의 대화도 힘을 얻는다.
8. 창업가의 가치관을 기업의 언어로 바꾸도록 돕는다
초기에는 회사의 거의 모든 판단 기준이 창업가의 머릿속에 암묵지로 존재한다. 그러나 기업이 성장하려면 창업가 개인의 판단 기준이 조직이 공유할 수 있는 언어와 원칙으로 바뀌어야 한다.
아직 먼 미래의 일처럼 보여도, 창업가의 가치관을 기업의 미션과 핵심가치라는 언어로 옮겨보게 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앞으로 어떤 사람을 채용할지, 제품을 어떻게 브랜딩할지, 어떤 파트너와 함께할지, 어떤 조직문화를 만들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이때 멘토는 자신의 가치관을 전달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 창업가가 자신의 가치관을 발견하고 스스로 정의하도록 도와야 한다.
9. 회사의 성공 이후에 어떤 삶을 원하는지도 묻는다
이 회사를 성공시킨 뒤 어떤 삶을 꿈꾸는지도 이야기한다. 이 회사를 평생 운영하고 싶은지, 어느 시점에 엑싯한 뒤 또 다른 꿈을 실현하고 싶은지를 묻는 것이다.
기업을 성장시키는 동안 창업가는 자신이 만든 회사와 한 몸이 된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는 개인의 삶과 법인의 미래를 다시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회사 이후의 자기 삶에 대한 꿈이 명료하지 않으면 회사는 성공해도 개인은 불행해질 수 있다. 창업가와 투자자가 서로 다른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면, 회사가 성장한 뒤 오히려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회사의 3단계 성장 로드맵과 창업자의 행복한 삶의 기준이 다를 수 있다. 뒷단계로 갈 수록 억지로 일치시키기보다, 몇단계까지 키우고 전문 경영인을 키우거나 영입해 대주주로 남을지, 회사를 팔고 엑싯할지의 여러 선택지가 보일 것이다.
물론 정답은 없고, 초기에 모든 것을 결정할 수도 없다. 하지만 이 질문은 투자를 받을 것인지, 누구의 투자를 받을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하고 엑싯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10. 투자자의 눈과 멘토의 눈을 구분한다
모든 회사가 투자를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액셀러레이터가 멘토링하다 보면 자칫 투자를 받고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만이 유일하게 좋은 기업인 것처럼 안내하기 쉽다. 이를 경계해야 한다.
장인정신을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며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큰 가치가 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빠르게 스케일업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 역시 큰 가치가 있다. 어느 쪽이 더 우월한 것이 아니라, 창업가가 어떤 기업과 어떤 삶을 원하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액셀러레이터들은 투자 기업 발굴을 위해 자신의 시간을 투입해서 사람을 만난다. 그러다 보니 투자 관점에서만 보게 될 수 있다. 모두의 창업은 멘토들에게 운영비를 지급하는 사업이고, 액셀러레이터는 이 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초기 투자 기업 발굴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모두의 창업에서 멘토로서의 역할은 액셀러레이터로서의 역할보다 더 본질적이다. 투자자로서의 본업의 목표보다, 창업 문화를 만들고 창업가가 선택하는 모든 길을 존중하며 스스로 길을 찾아가도록 돕는 사람이 멘토다.
덧붙이자면, 창업가도 2라운드 진출이 과정의 동기가 될 수 있어도 그 자체가 성패를 가르는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자신이 창업한 이유와 사업의 본질을 찾는 것이 모두의 창업에 참여하는 진정한 목적이어야 한다.
멘토는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고, 그 기준으로 창업가를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다. 창업가가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꿈을 명료하게 인식하며, 강점과 약점을 이해하고, 자신이 선택한 길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나아가도록 돕는 사람이어야 한다.